신성 로마 제국을 상징하는 독수리는 검은 색이며, 바탕은 황금빛을 띄는데 그러한 색채를 사용하게 된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이후 현재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아마도 문장이 만들어 진 시기에 제국의 통치를 담당하고 있던 슈타우펜(Staufen) 황조의 상징 색을 그대로 따온 것이 아닐까, 하고 많은 사람들은 추측하고 있다.
처음에 어떻게 이러한 모양이 고안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당시 통치자였던 Sigismund 황제(우측 사진)는 독수리의 머리 갯수의 차이를 "왕과 황제의 차이"로 규정하고 신성 로마 제국의 상징으로 머리 두 개 달린 독수리의 사용을 결정했다.
한 마디로 보통 왕은 머리가 하나 뿐인 독수리를 상징물로 사용하지만, 황제는 그 이상이기 때문에 머리가 둘 달린 독수리를 채택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독수리의 색채에도 변화가 나타나, 발톱이나 다리 그리고 혀와 부리 등을 붉게 채색한 경우가 늘어났다. 14세기 초반 기록에 최초로 다리가 붉은 독수리가 등장하며, 이 시기의 Zurich 두루마리 문장에도 혀가 붉은 독수리가 그려져 있다. 부리가 붉은 독수리는 18세기에 처음 나타났다. 물론 완전히 검은색을 띄고 있는 독수리는, 시대와 무관하게 언제나 많이 그려졌다.
1871년 프로이센 공국의 주도로 독일은 마침내 통일을 이루어, 수 백개 지역의 느슨한 연합체에서 진정한 의미의 단일한 국가로 거듭났다. 따라서 독일의 상징물도 새롭게 정해졌는데, 머리가 두 개 달린 독수리는 폐기되고 머리가 하나 달린 독수리만을 사용하게 되었다.또한 독수리는 더 이상 서포터의 위치에 사용되지 않고, 당당히 쉴드 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또한 당시의 중심 통치 세력이 Hohenzollern 가문의 프러시아 왕이었으므로 독수리 깃발을 든 프러시아의 야만인들을 서포터로 그려 넣었다(우측 사진) 이 상징물들은 1차 세계 대전 후에나 사라졌다.
나치 시기에 접어 들자, 현재와 같이 순수한 독수리만이 그려져 있던 문장은 사라지고 독수리의 발에 나치를 상징하는 스와스티카(swastika)를 들려 놓은 문장(우측 사진)이 통용되었다.
비록 나치가 이 문장을 전국적인 공식 문장으로 전면 사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각 지방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이 스와스티카를 든 독수리를 사용하도록 요구한 것은 사실이었다.
제 2차 세계 대전이 막을 내림과 동시에 몰락한 나치의 문장도 더 이상 사용되지 않게 되었으나, 이번에는 공산당이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하였고 이들은 귀족 시대의 상징인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겼다.
따라서 이들이 주도하는 동독은 더 이상 독수리를 상징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형적인 공산당의 문양(좌측 사진)을 자신들의 국가 상징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서독에서는 계속해서 독일의 문장(1) 처음에 나온 것과 같은 문장을 사용하였으며, 통일이 된 다음에도 이 문장을 이어 받아 지금과 같은 국기 형태(삼색기 위에 독수리 문장)를 이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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