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로 불릴 만큼 현대자동차에 있어 ‘포니(Pony)’는 잊을 수 없는 차종이었죠. 그러나 4.7피트 이하의 작은 조랑말을 의미하는 포니를 상표로서 보유하고 있던 곳은 실제로는 미국의 포드사였습니다.

1974년 현대차는 국산 독자개발 승용차의 차명을 공모했죠. 5만8000통에 달하는 응모엽서의 대부분은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아리랑’, ‘유신’, ‘무궁화’, ‘새마을’ 등이었습니다. 좀 고루하죠??


1차 심사는 젊은 여대생들이 맡았는데요, 젊은층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자는 취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젊은 여대생들에게 정치적, 민족적 성향이 짙은 차명은 별 호감을 얻지 못했죠. 그러던 중 당초 후보작에도 들지 못했던 이름 하나가 추천됐는데, 작지만 잘 달린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포니(Pony)’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차명이 추천됐던 셈이죠.

그런데 ‘포니’는 국내 특허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미 포드가 상표등록을 해놓은 터였습니다. 포니를 해외 전략 수출차종으로 삼으려 했던 회사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고 현대차는 포드 측에 ‘포니’ 상표를 넘겨 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죠. 당시 중대형차에 집중했던 포드로서는 소형차 의미를 담고 있는 ‘포니’를 건네도 큰 손해가 없던 데다 현대차와의 인연을 고려해 비싸지 않은 값에 상표권을 건네주기에 이르렀구요.

상표권을 확보한 현대차는 같은 해 열린 제55회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자동차박람회에 포니승용과 포니쿠페를 당당히 출품하였습니다. 차명 공모가 1974년 8월에 이뤄졌고 9월에 포니 차명이 확정된 셈이죠. 이어 포드로부터 상표권을 건네받은 뒤 10월 토리노모터쇼에 ‘포니’라는 차명을 공개했으니 선정과정은 불과 3개월에 불과했습니다. 만약 그때 포드가 상표권을 끝까지 고수했다면 역사 속의 ‘포니’는 과연 어떤 차명이 됐을까요??



출처 : 경향신문 , 권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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